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3층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 행사는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됐지만 식장 앞은 오후 3시부터 기다리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건물 입구부터 1층 포토라인까지 길게 깔린 레드카펫을 밟고 들어온 선수들은 응원의 함성과 박수를 받으며 어느 때보다 위상이 높아진 ‘야구 스타’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올 시즌 흥행 돌풍을 주도한 롯데는 7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이 수상해 최고의 인기 구단임을 다시 입증했다.
포수 강민호는 골든글러브 4회 수상자인 SK 박경완을 245-79로 누르고 첫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야구 기자단과 방송 관계자로 구성된 투표단의 유효 투표수는 346표다.
2루수 부문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192표를 얻은 롯데 조성환이 97표에 그친 SK 정근우를 여유 있게 제쳤다. 롯데 유격수 박기혁은 6번째 골든글러브에 도전한 삼성 박진만을 4표 차(154-150)로 눌러 최소 표차 수상자가 됐다.
SK 투수 김광현은 272표를 얻어 KIA 윤석민(44표), 한화 류현진(19표), 삼성 오승환(5표) 등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이어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았다. SK는 가장 많은 8명의 후보를 냈지만 김광현만 체면을 세웠다.
같은 팀 한대화 수석코치와 함께 통산 최다 수상(8회) 기록을 갖고 있는 삼성 양준혁은 지명타자 부문에서 롯데 홍성흔에게 23-282로 밀렸다. 삼성은 1996년부터 12년 연속 수상자를 배출했지만 올해는 6명의 후보 모두 골든글러브를 끼지 못했다.
1루수 부문에서는 한화 김태균이 332표(96%)를 얻어 최다 득표 수상자가 됐다. 외야 부문에서는 두산 김현수(316표)와 이종욱(202표), 롯데 카림 가르시아(238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종욱은 2년 연속 수상, 가르시아는 역대 9번째 외국인 수상자. 3루수 부문에서는 두산 김동주(128표)가 2년 연속 수상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