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뛴 롯데, 겨울에도 야구했다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8시 16분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가을에도 야구하자’는 꿈을 이뤘던 롯데는 11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5명의 수상자를 배출, ‘최다 수상 구단’의 영광을 안으며 실로 오랜만에 ’겨울에도 야구했다’는 평가를 듣게 됐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SK였지만 ‘골든글러브 우승’은 롯데였다.

10개 포지션 중 롯데가 가져간 부문은 포수(강민호), 2루수(조성환), 유격수(박기혁), 외야수(카림 가르시아), 지명타자(홍성흔) 등 5개로 무려 50% 비율. 올 시즌 풀타임을 두산에서 뛴 홍성흔이 프리에이전트(FA)로 이적, 규정상 롯데 소속이 됨에 따라 5명의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이는 1982년 한국프로야구 출범 당시부터 참가한 ‘원년 구단’ 롯데 역사상 한해 최다 수상자 배출 신기록이다. 지난해까지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1992년의 4명이었다.

롯데는 ‘홍성흔 효과’로 새 역사를 썼지만 지난해 최다 배출 구단이었던 두산은 ‘공동 1위’가 아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두산에서는 김동주(3루수), 김현수 이종욱(이상 외야수) 등 3명의 수상자가 나왔는데 만약 홍성흔이 두산에 잔류했더라면 롯데와 함께 4명을 배출할 수 있었다. 이래저래 두산으로선 아쉬운 겨울인 셈.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SK는 김광현이 투수 부문 수상자가 되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SK는 지난해에도 포수 부문 박경완이 유일한 수상자였다. 한화도 김태균이 1루수부문을 수상, 면목이 섰다. 김태균은 수상자 10명 중 최다 득표(332표), 최고 득표율(96%)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까지 57개의 황금장갑을 가져갔던 삼성은 13년만에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했다. 1995년 단 한명의 수상자도 내지 못한 삼성은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12년 연속으로 수상자를 냈지만 올해는 13년만에 빈손으로 돌아갔다. KIA와 히어로즈, 페넌트레이스 최하위 LG 역시 ‘빈손’이긴 마찬가지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2008 골든글러브 시상식 유니폼 벗고 정장 입은 야구 스타들

[관련기사]천하제일 金광현, MVP 이어 생애 첫 골든글러브

[관련기사]강민호 “하늘 간 친구에게 바친다”

[관련기사]27년 역사…변치 않는것 ‘황금 도색’

[관련기사]롯데 약진…양준혁, 시상자로 ‘세대교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