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8·군포수리고)는 담담했다. 큰 대회를 앞두고도 긴장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연아는 2008-2009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이 개막한 11일, 대회장소인 고양시 어울림누리 미디어센터에서 단독 기자회견을 열고 “피겨는 개인이 하는 경기다. 라이벌을 의식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연기를 펼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사다 마오보다 ‘나’가 중요
김연아가 암시한 ‘라이벌’은 물론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일본)다. 김연아는 한 일본 기자로부터 ‘아사다와 비교하는데 대해 어떤 기분이 드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특정 선수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아사다와는 주니어 때부터 경쟁해왔기 때문에 예전과 달리 지금은 별 부담이 없다”고 답했다. 전담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 역시 “다들 다양한 장점을 가진 세계적인 선수다. 연아가 스스로의 경기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내 에너지를 쏟고 있다”고 거들었다.
○관건은 ‘깨끗한’ 연기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 몰두하겠다는 얘기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역시 컨디션 관리다. 그랑프리 1·3차 대회에서 모두 190점을 넘어섰던 김연아는 “올 시즌에는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안무나 기술에 변화를 준 건 없지만 그동안 해오던 것들을 더 안정감 있게 연기하려고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오서 코치가 거듭 강조한 부분도 실수 없는 ‘클린 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기술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이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지나친 관심? “흔들리지 않아”
이번 대회는 김연아가 한국에서 치르는 첫 국제대회다. 편한 점도 물론 많지만 지나친 응원과 관심은 독이 될 수 있다. 김연아는 “너무 큰 응원에 당황하지 않을까 걱정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3차 중국대회 때 너무 많은 한국분들이 오셔서 자국에서 경기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를 되새기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오서 코치도 “예전에 내가 홈에서 올림픽을 치른 경험에 대해 연아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정신적인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김연아는 12일 쇼트프로그램 경기를 시작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한다.
고양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화보]그랑프리 파이널 3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의 훈련모습 ‘연습도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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