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시아 2400억 돈벼락

  • 입력 2008년 12월 12일 08시 57분


뉴욕 양키스에는 불황이 없다. 경기 침체로 실업자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14년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양키스 제국은 뭉칫돈을 풀었다.

양키스는 11일(한국시간) 올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최대어인 좌완투수 CC 사바시아(사진)와 계약기간 7년, 총연봉 1억6100만달러(2400억원)짜리 계약에 합의했다. 사바시아의 신체검사가 통과되는 대로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당초 양키스는 6년 1억4000만달러를 제시했으나 캘리포니아 프랜차이즈 팀들인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이 영입에 나서자 전날 저녁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이 사바시아의 자택이 있는 캘리포니아 발레호로 날아가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 계약은 역대 투수로서는 최고 금액이며 메이저리그 사상 4번째로 큰 계약이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7500만달러가 역대 최고다. 투수 최고는 지난 시즌 뉴욕 메츠의 요한 산타나로 6년 1억3750만달러였다. 사바시아는 연봉으로도 산타나의 2291만6666달러에 앞서는 23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양키스는 전통적으로 타격보다 투수력이 취약해 2000년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FA 시장을 통해 거물투수들을 수혈했다. 2000년 겨울 마이크 무시나를 6년에 총연봉 8800만달러로 영입한데 이어 2004년에는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연봉 총액 1억달러의 벽을 허문 케빈 브라운을 LA 다저스에서 트레이드해왔다. 2005년 시즌에는 FA 시장과 트레이드를 통해 3명의 투수를 확보했다. 칼 파바노, 재럿 라이트, 랜디 존슨 등이다.

결과는 8시즌 동안 123승을 거둔 무시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통치 않았다. 브라운은 2시즌 동안 14승에 그쳤고, 존슨은 뉴욕에 도착한 날부터 카메라 기자와 길거리에서 몸싸움을 벌이면서 양키스 적응에 애를 먹었다.

사바시아가 이런 전통을 깨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할지는 두고 봐야할 듯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에 통산 117승을 작성하고 있는 사바시아는 그동안 스몰마켓인 클리블랜드와 밀워키에서 활동했다. 미디어들과 팬들이 극성인 뉴욕에서 얼마만큼 적응할지가 변수다. 전문가들은 3년이 지난 뒤 Opt-out(선택적 계약 이탈)을 할 수 있도록 한 이유도 뉴욕이라는 특성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Opt-out을 택하면 다시 FA가 될 수 있다. 양키스 팬들은 2002년 7년간 1억2000만달러에 계약한 제이슨 지암비가 양키스타디움 데뷔전에서 삼진 2개에 5타수 무안타로 물러나자 야유를 퍼부을 만큼 극성이다.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 사바시아가 양키스에서 성공한 제2의 마이크 무시나가 될지, 뉴욕에 진절머리를 낸 랜디 존슨이 될지 두고 보자.

LA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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