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진만(사진)은 골든글러브 투표 결과를 뒤늦게 확인한 뒤 화들짝 놀랐다. 유격수 부문 수상자는 154표를 얻은 롯데 박기혁. 박진만은 단 4표차로 밀렸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 최소표차. 만약 박기혁에게 투표한 기자 중 2명만 박진만을 찍었으면 공동수상, 3명이 돌아섰다면 2표차로 앞설 뻔했다.
올해 부상여파로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그는 스스로 당연히 탈락할 줄 알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고 대구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난 중계방송도 보지 않았다. 만약 내가 수상자가 됐다면 그게 더 큰일이었다. 헬기라도 빌려 타고 대구에서 서울로 날아갈 뻔했다. 탈락해서 다행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왼쪽 눈 밑에 다래끼가 나서 얼굴이 말이 아니다. 최근 이사 문제로 신경을 썼더니 이렇게 됐다”면서 “KBO에서 시상자로 오라고 했는데 눈병 때문에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혁이 성적이 뛰어나 골든글러브를 받는 건 당연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내년엔 나도 기록 한번 깨야하지 않느냐”며 욕심도 드러냈다.
박진만은 스승인 LG 김재박 감독과 함께 유격수 부문 통산 5차례 수상으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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