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판’에 날려버린 올림픽 銀 설움

  • 입력 2008년 12월 15일 03시 01분


연합뉴스
왕기춘(용인대·사진)은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눈물을 흘렸다. 남자 73kg급 결승에서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13초 만에 한판으로 졌다. “통증은 참을 수 있었지만 워낙 짧은 시간에 공격을 당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레안드루 구일레이루(브라질)와의 8강전에서 왼쪽 갈비뼈가 부러진 게 원인이었다. 그리고 6개월간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 왕기춘이 4개월 만에 멋지게 재기에 성공했다.

왕기춘은 1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가노컵 국제유도대회 남자 73kg급 결승에서 아와노 야스히로(일본)를 다리잡아메치기 한판으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전일본연맹이 주최하는 가노컵은 유도의 창시자로 불리는 가노 지고로를 기리기 위해 1996년 출범한 세계적인 대회다.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회에 나간 왕기춘은 결승까지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회전(절반승)을 제외하고 모두 한판승을 거뒀다. 베이징 금메달리스트 맘마들리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브라질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국내 최연소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왕기춘은 그해 12월 가노컵에서 우승하며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운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왕기춘은 “실력이 다 비슷한 상대들이라 모든 경기가 어려웠다. 동계훈련을 열심히 해서 내년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내년 2월 유럽에서 열리는 각종 오픈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점검한 뒤 세계선수권 2연패에 도전할 계획이다.

남자 90kg급 이규원(용인대)은 결승에서 오노 다카시(일본)에게 유효로 져 은메달을 땄다.

한국은 금 1, 은 3, 동메달 2개를 얻어 금메달 9개를 딴 일본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금 1, 동메달 2개로 3위.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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