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튜브톱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은 김연아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얼음 위에 내려섰다. 그 순간 관중은 다시 숨을 죽였다. 올해 첫 선을 보이는 갈라 프로그램 ‘골드(Gold)’. 린다 에더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면서 김연아의 ‘금빛’ 연기도 시작됐다.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이 막을 내리던 14일 오후. 시니어와 주니어 메달리스트들이 펼친 갈라쇼에서도 최고의 스타는 김연아였다.
2부 여섯 번째 순서로 등장한 김연아는 전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엉덩방아를 찧었던 트리플 살코를 보란 듯이 성공해 보였다. 또 허리를 뒤로 한껏 젖힌 이나바우어와 더블 악셀로 탄성을 자아내고, 비엘만 스핀과 레이백 스핀으로 우아한 매력을 뽐냈다.
‘여기 나의 두 손으로(Here in my own two hands), 나는 금을 잡았답니다(I once held the gold).’ 최선을 다한 뒤 당당히 영광의 기쁨을 맛본다는 가사. 김연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탁월한 선곡.
한국 팬들을 위해 ‘골드’의 첫 무대를 아껴온 그녀가 ‘유나 카멜’ 스핀과 함께 짙은 여운을 남기며 연기를 마치자 아이스링크 안은 또 한번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그 순간 빙판 위에 강림했던 ‘피겨의 여신’은 다시 18세 소녀 김연아로 돌아갔다. 밝은 미소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김연아. 관중의 화답은 기립박수였다.
고양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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