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터 SBS의 과잉취재가 논란이 된 가운데 김연아의 초등학교 시절 은사 신혜숙 코치가 15일 언론과 팬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신 코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실수한 이유에 대해 이날 “현장의 많은 취재진과 많은 팬들의 응원, 3연패라는 기대감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연아에게 스케이트의 기본을 가르친 신 코치는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긴장했을 때 김연아 특유의 웃음이나 입 끝이 조금 오므라드는데 내가 보니 그런 느낌이 있었다”며 “거기에 감기까지 걸려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의견을 말했다.
그는 “정말 아쉽지만 김연아가 이번 프리 경기에서 두 가지 실수를 했다. 기본점수가 같았던 상황이라 실수만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표현력이나 프로그램 구성, 짜임새는 김연아가 훨씬 좋았던 것 같다”고 경기 내용을 평가했다.
신 코치는 한국의 응원문화에 대해 “박수를 치는 것은 선수에게 힘을 줄 수 있지만 신경이 곤두서는 점프에 들어가기 전에는 ‘잘해라’는 말이나 박수 보다는 묵묵히 지켜봐주고, 그 점프가 성공했을 때 큰 박수와 환호를 해줘야 한다”며 “점프 하나하나가 굉장히 중요한데 그 순간에 누가 한마디 하면 신경이 쓰인다”고 지적했다.
경기 후 관중들이 인형이나 꽃을 많이 던진 것에 대해서는 “자신이 그만큼 인정받고, 본인한테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는 뜻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격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트리플 러츠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김연아가 점프에서 실수를 해 3연패를 놓친 것에 대해 ‘연습장면은 물론 경기 직전 대기실까지 카메라를 들이대며 밀착 취재를 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