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
육상 발전을 위해 육상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최근 창립한 한국육상발전대책위원회(위원장 원종세 건국대 교수)는 20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한국체대에서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대비 한국 육상 발전 방안에 대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주제 발표는 ‘한국 육상 변천사’와 ‘한국 육상경기 활성화 방안’이지만 그동안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행정에 대한 문제점 분석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육상 변천사에서는 단거리 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준 마르페 재활운동센터 원장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한국 육상을 얘기하며 국내 및 국제 대회 경기력이 크게 하락한 점 등 육상연맹의 문제점을 집중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인들은 서말구의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이 29년째 깨지지 않고 있고 풀코스를 완주할 수 있는 남녀 마라톤 엘리트 선수가 12년 전(100여 명)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준 것은 육상연맹의 행정력 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육상발전위원회는 1997년 한국전력에 이어 삼성그룹이 연맹을 맡은 뒤 “육상인들을 배제한 채 독단적인 행정을 펼쳤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연맹을 맡은 뒤 오히려 육상이 퇴보했다”고 말했다. ‘출연금은 12년 전에 비해 약간 많은 약 15억 원밖에 내지 않으며 생색은 다 내고 한국 육상 발전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얘기다. 위원회는 “지난해와 올해 국고 지원금이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큰 금액을 반납했다. 이것은 연맹이 육상 발전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태라면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계기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앞으로 5년간 많은 돈을 투자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일부 삼성 측 인사의 독단을 막고 공정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연맹의 사단법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육상연맹은 “연맹에 대한 위원회 측의 비난은 지나친 억측이다. 연맹의 돈 씀씀이와 행정은 매년 대의원총회 회계감사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또 일부 국고 반납은 ‘돈이 국가대표 경기력 향상’에만 쓰이게 돼 있어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연맹 측은 “하지만 육상 발전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언제나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엔 그동안 육상연맹에 불만을 가진 수많은 현장 지도자 및 육상인들이 참석해 자유토론 시간에 다양한 의견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