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LPGA 72승 - 첫 59타 대기록 남기고 은퇴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12월 16일 02시 59분



시즌 3승에 상금 랭킹 4위(173만 달러), 평균 타수 2위(70.47타)….

안니카 소렌스탐(38·스웨덴)이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거둔 성적이다.

여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이지만 미련 없이 올봄 은퇴 의사를 밝혔던 그가 14일 막을 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두바이 레이디스 마스터스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박수를 받으며 투어 프로의 길을 끝낸 소렌스탐의 얼굴은 눈물과 미소가 교차하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5년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다. 하지만 과거를 묻고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1994년 LPGA투어 데뷔 후 신인상 수상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골프 여제’로 군림했다. LPGA투어에서 통산 72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을 8차례나 거머쥐었다. LPGA투어 통산 상금은 역대 1위인 2257만3192달러에 이른다.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대회에서는 ‘꿈의 스코어’라는 60타의 벽을 깨고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59타를 기록했다.

1990년 후반부터 박세리, 캐리 웹(호주)과 트로이카 체제를 이뤘던 그는 최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세계 1위 자리를 내줬고 지난해에는 부상에 시달리며 무관에 그쳤다.

올해 5월 시즌 세 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한 그는 며칠 후 “올해 말까지만 대회에 출전하겠다”며 은퇴 의사를 밝혀 충격을 던졌다.

소렌스탐은 미국 플로리다 주에 골프 아카데미를 개설하고 ‘안니카’라는 의류 브랜드를 출시하며 골프장 설계에도 매달리는 등 골프 관련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내년 1월 약혼자 마이크 맥기와의 결혼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LPGA투어는 ‘큰 별’을 잃었지만 내년 시즌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형 신인이 가세해 더욱 흥미로울 것으로 보인다. 10대 초반부터 스타로 이름을 날린 미셸 위(19)는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내년 시즌 풀시드를 따냈고 국내 최강 신지애(20·하이마트)는 이미 올해 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지애는 15일 미국의 골프 전문 사이트 골프닷컴(www.golf.com)이 선정한 올해 가장 많은 것을 이룬 선수 10명 가운데 타이거 우즈, 오초아 등을 제치고 1위에 뽑힐 만큼 주목받았다.

한편 일각에서는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한 소렌스탐이 언젠가 복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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