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도 놀랐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도 놀랐다.
5월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 출신으로 최초로 지휘봉을 잡은 심의식(39·사진) 감독. 코치 경력이 1년인 그가 감독에 선임됐다는 소식에 아이스하키계는 놀라며 반신반의했다.
그리고 7개월 뒤. 그는 다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시아리그 5위에 그쳤던 한라가 첫 1위에 등극한 것.
그는 “처음에 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얘기를 듣고 믿기지 않았다.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선수생활은 화려했다. 한라의 전신인 만도 위니아에 1994년 창단 멤버로 입단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117경기에 출전해 171포인트(118골 53도움)를 올렸다. 최우수선수도 5번이나 선정됐다. 15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그의 등번호 ‘91’은 국내 아이스하키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 결번이 됐다.
그가 감독으로 다시 한라에 돌아온 데에는 한라 정몽원 회장의 뜻이 컸다. 정 회장은 한라 출신 감독을 영입하고 싶어했고 심 감독은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이었다.
그는 부임 뒤 선수들에게 ‘포기하지 마라’를 강조했다. 선수들의 정신력과 투지를 중요시했다. 그는 “선수생활을 오래한 만큼 선수들의 처지에서 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 다그치기보다는 다독이는 감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닛코=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