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는 15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후원증서 전달식에 참석해 “오서 코치와 두 시즌을 보내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게 느껴졌다. 서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코치 교체 계획은 없다. 선수 생활을 할 때까지 계속 호흡을 맞춰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서 코치는 1980년대 피겨스케이팅의 전설이자 ‘캐나다의 김연아’와 같은 존재였다.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 우승은 물론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2회 연속 은메달을 땄다. 특히 캘거리 대회에서 브라이언 보이타노(미국)와 펼친 ‘브라이언 전쟁’은 역대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힌다.
김연아는 시니어 첫 시즌인 2006-2007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직후 오서 코치와 손잡았다. ‘미스터 트리플 악셀’로 명성을 날린 오서 코치에게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무리한 기술 시도에 앞서 기존의 장점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했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 영입 후 첫 대회인 2007세계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 ‘록산느의 탱고’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71.95점)을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최고 기량을 뽐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역시 표현력과 안정성 면에서는 세계 최고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 오서 코치는 김연아를 ‘토털 패키지’라고 표현하면서 “나는 김연아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라고 했다.
둘의 우정도 각별하다. 김연아는 18일 생일을 맞는 오서 코치를 위해 16일 ‘김연아 피겨 꿈나무 클리닉’이 끝난 직후 깜짝 생일 축하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IB스포츠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후배 윤예지와 함께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하고 축하 노래를 불러줄 계획이다.
한편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18·일본)도 올 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 코치와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러시아 피겨계의 대모인 타라소바 코치는 아사다의 약점이던 표현력을 끌어올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또 러츠 때 잘못된 에지를 사용하던 습관도 고쳤다. 김연아-오서 조와 아사다-타라소바 조의 ‘페어’ 대결도 기대되는 이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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