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개 구단 사장들은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신상우 KBO 총재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사장단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유 이사장을 차기 총재로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모임에 참석하지 않은 삼성 김응룡, KIA 조남홍, 히어로즈 이장석 사장은 유 이사장의 총재 추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이사장은 측근을 통해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KBO 총재로 추대해 준 것에 감사한다. 총재가 된다면 야구 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가 1982년 출범한 이후 KBO 총재는 두산 구단주를 지낸 12∼14대 박용오 총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치권 인사의 몫이었다. 유 이사장이 KBO 총재가 되면 첫 교육계 출신 야구 수장이 된다.
유 이사장은 경기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명지학원 이사장과 한국대학법인협의회 부회장을 지낸 교육계 인사이다.
야구와의 인연도 깊다. 1990년 LG 야구단 창단 때 고문을 맡았고 2003년 KBO 고문, 서울 돔구장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1993년 대한체육회 이사로 선임된 뒤 2005년부터 부회장을 맡고 있다.
유 이사장이 KBO 총재로 확정되면 임기는 내년 3월부터 3년간이다.
한편 신 총재는 조찬 간담회에서 “오늘부터 모든 결재를 하일성 사무총장에게 맡기고 중도 사퇴하겠다”며 “내년 1월 5일 KBO 시무식에서 공식적으로 고별인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낙하산 총재라고 비판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며 “새로운 모습으로 한국 야구가 발전하려면 각 구단 사장이 적극적으로 자율권을 행사해 능력 있는 총재를 영입해 달라”고 덧붙였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