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신상우 총재의 사퇴와 사장단의 신임 총재 추대도 유사한 맥락이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500만 관중이란 천재일우의 호기를 날려버린 ‘정치인 낙하산 총재’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공감대가 사장단의 속전속결 합의 추대로 이어졌다.
따라서 야구계가 새 수장에게 바라는 희망사항은 곧 ‘신상우와 반대로’로 귀결된다. 전임 총재가 말만 앞세우고, 실천하지 못했던 사안을 실행하면 된다.
열거하자면 야구계 숙원인 돔구장 건립과 지방구장 개보수를 비롯한 인프라 개선과 확충이 첫 손가락에 꼽히는 과제다. 하다못해 기존 구장의 임대계약이라도 이끌어내려면 지자체와의 협력이 절실하다. 지자체, 중앙정부와의 협상력과 정치력도 총재의 덕목이다.
기반이 갖춰지면 팬이 늘고, 야구 인기상승은 곧 KBO의 재정건전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곧 구단의 흑자구조 재편을 위한 측면 지원이기도 하다. 나아가 8구단 체제 존속을 넘어서 9-10 구단의 창단도 야구계는 고대하고 있다.
또 유소년과 학생야구 저변 확대, 한국야구와 국제야구의 동등하고 원활한 교류도 당면 과제다. 당장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총력 지원은 발등에 불이다. 이를 위해 매사 말이 아니라 발로 뛰는 총재를 야구계는 갈망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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