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 마침표… ‘헤라클레스’ 심정수 은퇴선언

  • 입력 2008년 12월 18일 02시 59분


‘60억 사나이’ 고질적 무릎부상에 울다

프로야구 삼성 심정수(33)가 ‘부상의 늪’을 헤어나지 못하고 결국 유니폼을 벗게 됐다.

삼성은 “그동안 재활 훈련을 하며 복귀를 준비해 온 심정수가 고질적인 무릎 통증 때문에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게 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올 시즌 22경기밖에 뛰지 못한 심정수는 내년 시즌 부활을 노렸지만 끝내 부상의 벽을 넘지 못하고 15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동대문상고(현 청원고)를 졸업하고 1994년 OB(현 두산)에서 데뷔한 심정수는 현대와 삼성을 거치며 통산 328개의 홈런을 날려 이승엽(요미우리)과 더불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자리 잡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이 그를 괴롭혀 왔다.

심정수는 2006년 왼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올해는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2001년에는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얼굴을 맞아 왼쪽 광대뼈가 내려앉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심정수는 “미련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통제를 먹어가며 야구를 해왔던 고통을 나 스스로 너무 잘 알고 있다”며 선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는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예전 같은 활약을 보여 줄 자신이 없고 팀 전력에 보탬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정수는 프로 2년차이던 1995년 21개의 홈런을 쳐 이 부문 4위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시작해 1990년대 후반 타이론 우즈, 김동주와 함께 OB의 막강 타선을 이뤘다. 2001년 현대로 이적한 심정수는 2002년 46개, 2003년 5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보냈다.

2004년 말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심정수는 4년간 최대 60억 원을 받기로 하고 2005년부터 삼성에서 뛰면서 지난해 31개의 홈런으로 생애 첫 홈런왕을 차지했다.

심정수는 당분간 삼성 어린이야구단에서 가르치면서 야구와 관련된 공부를 할 예정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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