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는 처음이에요.”
처음이라고 했지만 그렇게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차분하게 말을 했다. 중학생답지 않은 어른스러움이 느껴졌다.
리듬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손연재(14·광장중). 지금까지 언론에 거의 소개된 적이 없다. 얼마 전 ‘피겨 여왕’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소속사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며 세상에 ‘손연재’라는 이름을 알렸다. 정말 세상에 갑자기 나온 것일까.
○ 인터넷에선 ‘얼짱’으로 유명
손연재는 리듬체조 선수로 알려지기 전 ‘얼짱’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그의 홈페이지에는 하루 수백 명이 방문한다.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팬 카페도 생겼다.
그는 ‘얼짱’이라는 소리에 신기해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다른 분들이 좋게 생각해주시니 고마워요. 신기하기도 해요.”
외모만큼이나 그의 실력도 탄탄하다.
최연소 국가대표 상비군인 그는 최근 말레이시아 에인절컵에서 개인종합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유러피안 챔피언 월드컵에선 주니어 개인종합 5위에 올랐다. 당시 러시아 불가리아 등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얻은 결과였다.
김유경 상비군 코치는 “연재는 또래의 다른 선수보다 표현력이나 유연성이 좋다. 기술적인 부분만 보완한다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연아 언니요? 닮고 싶어요”
주위 사람들은 그를 곧잘 ‘제2의 김연아’로 비교하곤 한다. 종목은 다르지만 김연아처럼 세계적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김연아와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예전에 병원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리듬체조 선수라고 하니까 언니가 ‘넌 왜 이리 얼굴이 작니’라고 해서 기억에 남아요.”
김연아와 인터넷 싸이월드 일촌도 맺었다. 김연아의 공연을 직접 가서 보기도 했다. 김연아로 인해 그는 작지만 큰 꿈을 품었다.
“연아 언니처럼 열심히 연습할래요. 연아 언니가 피겨스케이팅에서 한 것처럼 저도 리듬체조를 인기 종목으로 바꾸고 싶어요.”
손연재는 내년부터 시니어 대표로 올라간다. 귀여움에 초점을 맞춘 연기도 이제 다른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그는 21일 시니어 무대로 나가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러시아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미 그의 시선은 4년 뒤를 향해 있다.
“4년 뒤면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열심히,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 사람들에게 리듬체조를 알리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손연재는 누구 ▽출생지=서울 ▽생년월일=1994년 5월 28일 ▽체격=156cm, 38kg ▽주 종목=줄 ▽출신교=세종초-광장중 ▽주요 경력=2006년 전국소년체전 1위, 2007년 유러피안 챔피언 월드컵 5위, 2008년 말레이시아 에인절컵 개인종합 1위, 2008년 KBS배 개인종합 1위, 현재 리듬체조 국가대표 상비군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