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대구에 2-0 승리… 21일 경남과 우승컵 대결
0-5.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났다.
18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축구협회)컵 준결승.
유일한 아마추어 팀 국민은행은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선수가 부족해 신형호 매니저와 최익형, 이영민 코치까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신생팀 강원 FC로 이적한 선수 등 14명이 한꺼번에 팀을 떠나 남은 선수는 14명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차종윤은 경고 누적, 권우경은 어깨 수술로 뛸 수 없었고 김요환은 발목 부상을 당했다. 제대로 뛸 수 있는 선수는 고작 11명으로 경기 중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교체할 선수가 없는 상태였다.
다행히 김요환이 경기 직전 진통제를 맞고 뛰는 투혼을 보여서 겨우 1명의 교체 카드가 생겼다.
국민은행은 초반엔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전반 30분 김동찬에게 골을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32강에서 강호 FC 서울을 꺾고 8강에서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로 따돌리며 ‘프로 잡는 아마’로 불린 국민은행의 아쉬운 퇴장이었다.
이우형 국민은행 감독은 “시원섭섭하다. 11월 5일 8강전이 끝난 뒤 잠깐 쉬고 이 경기에 집중했는데 아쉽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우리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내년엔 더 멋진 경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K리그에 합류한 경남은 김동찬이 4골을 터뜨리고 김종훈이 1골을 보태 대승을 거두고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에 도전하게 됐다.
상금 2억 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결승전은 21일 오후 1시 25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