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18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황재원의 페널티킥 골과 이광재의 헤딩골로 대구FC를 2-0으로 꺾었고, 경남은 실업팀 고양 국민은행을 5-0으로 잠재웠다.
상금 2억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결승전은 21일 열린다.
○2007년 6강 PO 설욕?
1996년 대회 원년 정상에 오른 포항은 이후 12년 간 우승컵과 인연이 멀었다. 전남에 진 작년까지 준우승만 3차례. 그러나 파리아스 포항 감독에게 올해는 최적의 찬스다. 포항은 유독 경남에 강했다. 통산 6승1무1패로 절대 우위. 작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포항은 경남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준PO에 올랐다.
그러나 경남도 나름 자신감을 보인다. 조광래 감독은 “올해 포항과 2번 싸워 모두 졌지만 내용은 비슷했다. 우린 늘 부상자가 많았고, 풀 전력이 아니었다”고 맞받았다. 시민구단 창단 최단시간 우승 기록도 포기할 수 없다.
기존 기록은 97년 창단된 대전 시티즌의 2001년 FA컵 우승. 2005년 창단한 경남은 5년 만에 첫 우승을 거둔 대전보다 빨리 정상에 서겠다고 다짐한다. 경남의 한 코치는 “포항이 대구전에서 보인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고 평가 절하했다.
○‘화약고’ 김동찬 vs ‘특급조커’ 이광재
김동찬과 산토스를, 이광재와 데닐손을 축으로 한 경남과 포항의 선수 구성 포인트도 관심이다. 올해 K리그에서 7골을 터뜨린 김동찬은 준결승 상대 국민은행 골문에 4골을 몰아쳤다. 이는 FA컵 통산 한 경기 최다골 타이 기록.
36세의 브라질 출신 노장 산토스의 수비도 경남의 장점이다. 2003년부터 6시즌째 국내 무대에 몸담은 산토스는 올해 경남과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산토스는 대회를 앞두고 코칭스태프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포항은 이광재와 데닐손에 기대를 건다. ‘특급조커’로 작년 우승 신화의 주역 이광재는 올 시즌 9경기 출전, 1도움에 그쳤다. 그러나 승부사 기질은 여전했다. 1년 전 K리그 PO에서 그랬듯 이날 대구전에서 후반 13분 남궁도와 교체투입, 쐐기골을 넣었다.
또한 부상에서 돌아온 데닐손의 복귀도 포항을 든든하게 한다. 파리아스 감독은 “완벽한 상태가 아니어서 대구전에 투입하지 않았지만 결승에선 상황에 따라 출전시키겠다”고 기용 가능성을 밝혔다.
제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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