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서장훈… 대학 은사 최희암 감독과 재회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2시 59분


다시 손잡은 농구사제KCC에서 전자랜드로 이적한 서장훈(오른쪽)이 19일 전자랜드 홈코트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세대 시절 스승인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다시 손잡은 농구사제
KCC에서 전자랜드로 이적한 서장훈(오른쪽)이 19일 전자랜드 홈코트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세대 시절 스승인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과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KCC와 갈등… 전자랜드로 이적

프로농구 KCC 서장훈(36·사진)이 연세대 시절 은사인 전자랜드 최희암(53) 감독과 다시 만났다. 선수와 지도자로 종착역을 향하고 있는 이들이 10년여 만에 한 배를 타고 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KCC는 19일 서장훈과 가드 김태환(23)을 전자랜드로 보내고 가드 강병현(23)과 정선규(28), 포워드 조우현(32)을 받는 2 대 3 트레이드를 했다.

KCC는 구단과 갈등을 일으킨 서장훈을 내보내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더는 함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이날 고위층의 결재 후 1시간 만에 신속하게 매듭지었다.

서장훈은 현역으로 황혼기를 맞았으며 최희암 감독은 내년 4월이면 계약이 만료된다. 휘문고와 연세대 동문인 이들은 서장훈이 연세대에 입학한 1993년 호흡을 맞추기 시작해 그해 겨울 당시 최고 인기를 누리던 농구대잔치 우승을 합작하며 1998년 졸업 때까지 영광을 함께했다.

서장훈이 대학 시절 신생 실업팀 진로의 지명을 피하려고 도피성 미국 유학을 떠났을 때 최 감독이 미국에 건너가 함께 귀국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서장훈의 영입에 공을 들이며 KCC보다 나은 조건을 내걸었으나 서장훈은 KCC를 선택했다.

이제 서장훈과 최 감독은 농구 인생의 전환점에서 운명을 함께하게 됐다.

최 감독은 “15점 이상을 책임질 서장훈의 출전 시간은 충분히 보장해 주겠다. 팀을 위해서도 마지막 힘을 쏟아 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장훈은 KCC 때의 등번호 7번 대신 SK, 삼성에서 쓰던 11번을 달기로 했다.

아버지까지 나서 갈등을 증폭시킨 ‘뜨거운 감자’ 서장훈을 내보낸 KCC는 허재 감독에게 힘을 실어 줬다.

KCC 유니폼을 입게 된 조우현, 정선규, 강병현은 묘하게도 허 감독의 용산고 또는 중앙대 후배다. 친정 체제로 흐트러진 팀워크를 강화할 수도 있기에 그의 지도력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KCC는 취약 포지션인 가드진을 보강해 약점이던 조직력을 끌어올리고 하승진(222cm)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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