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진만은 늘 유쾌하다. 또한 매사에 긍정적이다. 그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흔쾌히 참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박진만은 “국가대표를 천년만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것도 다 때가 있는 것 아니냐”면서 “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당연히 WBC에 참가할 것이다. 대표팀에 뽑힌다는 것은 그만큼 내 기량을 인정해주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국제대회에 가장 많이 참가한 대표팀 붙박이 유격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베이징올림픽까지 ‘드림팀’이 참가한 모든 대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그는 비시즌에도 쉴 틈이 없었다. 주위에서 “박진만 체력이 고갈될 정도다”고 안쓰러운 눈길로 그를 바라보지만 정작 그는 “힘들기는 하지만 내 몸만 허락되면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팀 주축을 이룰 만한 선수들이 속속 고사의 뜻을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비공식적이지만 일부 베테랑 선수들도 “이번에는 정말 나가고 싶지 않다”고 WBC 참가를 꺼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의 확고부동한 대표팀 합류의지는 WBC 김인식호에 가뭄 속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박진만은 제1회 WBC에서 ‘명품수비’로 세계를 놀라게했다. 당시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그와 함께 미국 최고의 유격수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의 수비장면을 번갈아 보여주며 “박진만의 수비는 데릭 지터보다 낫다”고 평가했고, “공이 지나가는 자리에는 항상 그가 있다”며 박진만의 수비를 극찬했다.
박진만은 “당시 WBC 4강의 감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면서 “이번에도 한국야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 대표팀에 뽑힌다면 빨리 몸을 만들겠다”며 의욕을 다졌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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