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장수만세…82세 퍼터노 감독 ‘3년 더’

  • 입력 2008년 12월 20일 08시 47분


나이든 분들이 왕성한 활동을 벌일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이를 가볍게 넘겨 버리는 경향이 있다.

프로야구 SK 김성근 감독, 한화 김인식 감독은 능력도 탁월하지만 복을 타고 난 지도자들이다. 두 노감독은 여전히 프로야구에서 왕성하고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나이 60이 넘어 한국시리즈를 두차례나 제패했고, 김인식 감독은 떠밀리다시피 했지만 또 한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지휘봉을 잡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됐다.

사실 미국 스포츠계에는 두 김 감독보다 더 오랫동안 현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17일(한국시간)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일명 펜스테이트)은 이 대학의 조 퍼터노 풋볼감독에게 계약을 3년 연장했다. 현재 그의 나이가 82세다. 2011년 85세 때까지 감독을 할 수 있다. 사실상 ‘죽을 때까지 펜스테이트 감독을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퍼터노 감독은 미 대학풋볼의 상징이다. 그가 1966년에 펜스테이트 감독으로 부임해 올해로 43년 동안 최고령으로 지휘봉을 잡아서가 아니다. NCAA 사상 383승 126패 3무를 기록, 이 부문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을 갖춘 장수 감독이다. 고비도 있었지만 올해도 11승1패를 마크해 팀을 신년에 열리는 로즈볼에 진출시켰다.

코치생활까지 합하면 내년으로 펜스테이트 봉사 60년이 된다. 한 평생을 펜스테이트와 함께한 셈이다. 나이가 들어 순발력이 떨어져 지난 시즌에는 사이드라인에서 선수와 충돌해 다리가 부러졌고, 올해는 엉덩이 수술을 받아 스타디움의 특별석에서 작전을 지시했다.

조 ‘파파’로 통하는 퍼터노 감독은 미국 대학풋볼 사상 유일하게 메이저 볼 대회로 꼽히는 로즈볼, 슈거볼, 오렌지볼, 피에스터볼, 로즈볼을 모두 우승한 지도자다. 그는 풋볼 지도자로서 뿐 아니라 교육자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미국 대학 스포츠 종목 가운데 풋볼 선수들의 졸업률이 가장 낮다. NCAA 디비전I스쿨의 평균 졸업률은 67%다. 그러나 펜스테이트는 78%로 평균치를 훨씬 웃돈다. 풋볼 명문 텍사스, USC, 오클라호마 등의 졸업률은 60%에도 미치지 못한다. 텍사스 맥 브라운 감독은 졸업률에 따라 연봉에 인센티브를 받을 정도다.

아이비리그 브라운 대학의 영문학과 출신인 퍼터노 감독은 학생들에게 항상 문법에 맞도록 말하라고 강조한다. 흑인들의 경우 문법을 무시하는 대화체가 많다. 그의 부친이 대학 졸업후 풋볼코치를 하겠다고 했을 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택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한다. 1960년대에는 대학풋볼이 요즘처럼 인기가 높지 않았고, 연봉도 헐값이었다. 퍼터노 감독의 요즘 연봉은 100만달러(13억원)가 넘고 많은 기부로도 유명하다. 사실 80세가 넘으면 총기가 떨어진다. 전술이 너무 많아 젊은 지도자에게 유리한 풋볼 감독을 지금도 해내고 있는 게 너무 부러울 뿐이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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