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 에이스 류현진(21·사진)은 인천 집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가끔 훈련도 하지만 휴식 위주다. 2006년 데뷔 이래 3년간 578.1이닝을 던졌고 베이징올림픽, 포스트시즌까지 합치면 초인적 강행군이었다. 때문에 연봉 협상차 대전에 내려가는 일정만 제외하면 1월 8일 시작되는 한화 캠프 전까진 몸을 쉬어주는 게 우선이라 여기고 있다.
쌓아올린 실적이 있는 만큼 연봉 협상이나 내년 성적에 대한 압박감도 별로 없다. “(내년에도) 하던 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완벽한(?) 망중한을 만끽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허전함도 언뜻 묻어났다. 예년 같으면 시상식과 연말 인터뷰가 쏠렸는데 올 겨울엔 하나도 없다. 호성적(14승7패·방어율 3.31·143탈삼진)을 거두고도 올해엔 무관인 탓이다. 여기에다 ‘매스컴까지 1년 후배 김광현(SK)에게 너무 쏠리는 것 아니냐’라고 하자 “좀 그런 것 같긴 해요”란 짧은 답변으로 살짝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찌 보면 류현진의 편안한 연말과 새해는 김광현의 의도치 않은 선물(?)로 비쳐질 수 있다. 류현진-김광현 중 내년 겨울엔 누가 한가할지 이것도 은근한 볼거리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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