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6일로 예정됐던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발표를 사실상 미뤘다. 대신 이날은 1일 발표됐던 후보선수명단(Player Interest List) 45명에서 10여명을 뺀 ‘2차 명단’을 공개하기로 했다. WBC 사령탑을 맡은 한화 김인식 감독은 “최종 멤버 28명이 아니라 33-34명 정도로 추려진 후보들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1차 명단을 발표하면서 “26일까지 최종 엔트리를 확정해 일찌감치 발표해버릴 것”이라고 했었다. 내년 1월이면 8개 구단이 전지훈련을 떠나는데다 유니폼 지급과 포토데이 등 행사 진행에도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하와이 캠프까지 함께 떠났다가 일부 선수가 도중하차하는 기존 방식을 탐탁치 않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파 선수들의 합류가 난항을 겪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김 감독이 “꼭 필요로 한다”던 박찬호가 필라델피아와 1년 계약한 뒤 “WBC 참가가 어렵겠다”는 뜻을 밝혔고, 특별 언급했던 백차승(샌디에이고) 또한 반대여론에 밀려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클리블랜드 추신수처럼 “꼭 나가겠다”고 한 선수들도 구단과의 조율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따라서 김 감독은 “이들을 끝까지 엔트리에 남겨놓은 후 계속 설득하는 한편 상황의 추이를 지켜봐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KBO 신상우 총재가 사퇴한 뒤 새 총재 선임에 진통을 겪는 등 야구계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도 원인이 됐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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