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있어 농구가 2배 즐겁다

  • 입력 2008년 12월 24일 03시 00분


프로농구 SK 홈구장을 찾은 팬들은 이 사람의 목소리에 흠칫 놀란다. 장내를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흡사 이종격투기 K-1 경기장에 온 듯하기 때문.

목소리의 주인공은 홍일점 장내 아나운서 박수미(24·사진) 씨. 그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남성 일색이었던 장내 아나운서계에서 첫 여성 단독 진행자다.

“사실 수많은 사람으로 가득 찬 경기장 분위기를 주도하기가 쉽지는 않아요. 목청껏 소리를 지르다 보니 목을 보호하려고 오미자차를 달고 살아요.”

아직 20대 중반이지만 경력은 벌써 4년차다. 대학(동덕여대 방송연예과) 1학년 겨울 때인 2003∼2004시즌부터 KCC에서 3시즌 동안 남자 진행자와 함께 공동 진행을 했다.

“그때는 나이가 어려 거절당할까 봐 네 살 정도 나이를 올리는 거짓말을 했어요. 술도 못하고 나이도 어려 회식자리가 가장 힘들었죠.”

그때 나이를 속인 탓에 최근 농구 관계자를 만나면 “아직 결혼 안 했느냐”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며 웃었다.

SK는 올 시즌부터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의 일환으로 박 씨를 낙점했다. 여성 아나운서 자체가 하나의 볼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 색다른 경기장 분위기에 팬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전공답게 박 씨는 뮤지컬, 음반 활동, CF 모델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주체 못할 끼가 넘쳐난다.

“팬들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예능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선수뿐 아니라 저를 보러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았으면 좋겠어요.”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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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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