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축년 새해 포부를 밝혔다.
“새해는 한국 축구에 더욱 중요한 해가 된다. 국민의 염원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꼭 이뤄 7회 연속 본선 티켓을 거머쥐겠다.”
허 감독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북한에 1-1로 비기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아랍에미리트(4-1)와 사우디아라비아(2-0)를 연파하며 본선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허 감독은 “이름값에 의존하지 않고 실력에 따라 선수를 투입해 세대교체 효과를 봤다. 또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을 주문했고 개인적으로도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한 목표의식을 확실하게 가지라고 했다. 그게 한국 축구가 달라진 배경이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전지훈련 멤버 23명도 “1년 동안 뛰면서 성과를 보여준 선수로 선발했다”며 실력 제일주의를 강조했다.
훈련 명단은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를 앞둔 게 아니어서 해외파를 소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운재(수원 삼성), 이근호(대구 FC), 이청용 기성용 김치우(이상 FC 서울) 등 K리그 위주로 짰다. 최근 막을 내린 FA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올랐던 김동찬(경남 FC)이 처음 발탁된 게 눈에 띈다.
허 감독은 내년 1월 10일부터 제주에서 시작되는 훈련에서도 무한경쟁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각 구단에 전화해 선수들이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몸만들기를 하라”고 주문했다. 또 “체력훈련보다는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 실업 및 대학 팀과 평가전을 자주 가져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이 다시 발탁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제주에서 훈련을 마친 뒤 내년 1월 2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출국해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나서 2월 5일 이란과 최종예선 4차전(2월 11일 오후 8시 30분)을 벌이기 위해 테헤란에 입성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