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컨퍼런스가 열렸던 컨퍼런스 룸에서는 미국대표팀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출정식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토미 라소다를 비롯해 대표팀 감독 데이비 존슨 그리고 주장인 데릭 지터 등이 참가한 이날 행사에서 그들은 일본과 도미니카공화국을 라이벌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제2회 대회에서는 챔피언이 될 것을 공언했습니다.
필자는 질의응답 시간에 한국야구를 아직도 마이너리그 더블A 수준으로 분류하는지 라소다에게 물었습니다. (미국 야구계는 MLB>일본>멕시코=AAA>한국=AA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라소다는 한국은 가끔 트리플A 정도 수준의 경기를 펼칠 때도 있지만, 아직은 더블A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에 필자는 더블A보다 조금 나은 수준의 한국야구에 번번이 패한 미국대표팀의 수준은 어떻게 되는지 물었고, 라소다는 다음 WBC 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윈터미팅 현장에서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오릭스와 지바롯데 그리고 니혼햄 관계자 중 지바롯데 외국인 섭외담당 직원과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김동주에게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2008년 1월 초 메이저리그 휴스턴은 김동주의 입단 가능성을 필자에게 문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김동주는 두산과 1년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습니다.
윈터미팅의 또 하나 하이라이트는 룰5 드래프트입니다. 각 팀들은 40인 로스터 정리 과정에서 보호선수를 결정하고, 제외된 선수들은 타팀 이적 기회를 갖게 됩니다. 알려진 대로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 투수), 댄 어글라(플로리다 2루수)의 영입이 룰5 드래프트의 대표적 성공 사례입니다.
선수간 트레이드가 활발하지 않은 한국 리그도 우리의 실정에 맞는 룰5 드래프트와 유사한 2군 선수의 활발한 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8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 중 전년도 성적의 역순으로 2라운드 정도 진행되는 ‘한국형 룰5 드래프트’를 통해 타 구단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구단 입장에선 신인선수 육성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인영
-한화 외국인선수 스카우트 겸 통역.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졌기에 행복하다. 구단 프런트에 앞서 한 사람의 야구팬으로서 재미있는 뒷담화를 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