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효과’ 전자랜드는 KT&G 눌러
SK에 65-69로 뒤진 3쿼터 종료 1분44초 전.
공격권을 가진 삼성 이상민이 상대 골대를 향해 힘껏 공을 던졌다. 엔드라인을 훌쩍 넘어갈 것처럼 높아 보였지만 공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 삼성 애런 헤인즈의 손에 걸렸다. 득점에 성공한 헤인즈는 20여 초 뒤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자유투까지 얻어 70-69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어 삼성은 종료 버저와 함께 차재영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던진 공이 거짓말처럼 림을 갈라 77-73으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쳤다.
삼성이 2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라이벌’ SK를 97-86으로 꺾고 올 시즌 최다인 8연승을 질주했다. SK는 4연승을 노렸지만 헤인즈의 원맨쇼를 막지 못했다.
삼성은 새 용병 헤인즈 영입 이후 7승 1패, SK는 ‘미스터 빅뱅’ 방성윤의 가세 이후 5승 2패로 상승세였다. 10일 열린 두 팀의 시즌 2차전은 공교롭게도 헤인즈와 방성윤의 데뷔전이었다. 당시 헤인즈는 9점, 방성윤은 23점을 넣었다. 승리는 SK의 몫이었다.
SK를 다시 만난 헤인즈는 18일 전의 그가 아니었다. 38분51초 동안 코트를 휘저으며 36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블록슛도 3개나 하며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SK와의 2차전에서 6연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던 삼성은 SK를 상대로 올 시즌 최다 연승의 주인공이 됐다.
전자랜드는 KT&G를 96-82로 눌렀다. 3쿼터까지만 뛴 서장훈은 이적 후 출전 시간(28분)이 가장 적었지만 가장 좋은 활약(22득점, 5리바운드)을 했다. KT&G는 마퀸 챈들러가 혼자 41점을 몰아넣었지만 31개의 3점슛을 난사하고도 7개(23%)만 성공시킨 게 발목을 잡았다. 전자랜드는 7위(12승 13패), KT&G는 3위(14승 10패)를 지켰다.
오리온스는 모비스를 88-81로 잡고 시즌 맞대결에서 3전 전승을 거뒀다. 오리온스는 5할 승률(12승 12패)에 복귀하며 LG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3연패의 늪에 빠진 모비스는 15승 9패로 동부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KCC는 KTF를 65-62로 꺾고 8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27일 전적
KCC 87-76 동부
삼성 73-65 모비스
KT&G 72-66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