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철인 “불가능은 없다”
불혹을 앞둔 나이에 뛰었다 하면 신기록을 세우는 선수가 있다. 게다가 종목은 인간의 한계와 맞닥뜨린다는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철인을 뛰어넘어 불가능에 도전하는 박병훈(37·사진) 씨 얘기다.
2007년 일본 대회에서 우승한 박 씨는 올 4월 중국 대회에서 준우승했지만 기록을 앞당겼다.
이 코스를 17시간 내에만 들어와도 ‘아이언맨(철인)’의 칭호가 주어지는 것을 보면 그의 기록은 놀랍다.
“나이가 들수록 기록이 좋아지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해요. 하지만 숨은 노력의 결과일 뿐이죠.”
그는 마라톤 선수 출신이다. 요즘도 하루 4시간 이상 운동하는 것을 빼먹지 않는다.
수영, 달리기, 사이클을 번갈아 하며 대회가 다가오면 10시간 넘게 훈련을 한다.
‘운동하며 사는 게 즐거움’이라는 그에게도 고민은 있다. 한 해 6, 7개 해외 대회에 참가하려면 3000만 원가량이 필요하지만 이를 지원해 줄 스폰서가 없기 때문.
한때 상금을 받아 다음 대회 출전 경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입원을 찾기 위해 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자전거 전문점을 열었다. 그는 “운동하는 것보다 장사가 몇 배 힘들다”며 웃었다.
박 씨는 겨울이 유독 춥다고 했다. 아내 김경희(36) 씨와 두 아들은 호주에서 살고 있는 기러기 아빠이기 때문.
운동을 하느라 한 해의 절반 가까이 집을 비우고 겨울에도 호주로 내려가 연습하는 까닭에 아예 근거지를 호주로 옮겼단다.
그는 “운동만 하는 저를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아내가 항상 고맙다”며 웃었다.
박 씨의 신년 목표는 왕중왕대회 격인 내년 10월 미국 하와이 월드챔피언십대회에 처음 출전해 10위 안에 드는 것이다.
“트라이애슬론은 땀을 흘린 만큼 기록이 나오는 솔직한 스포츠예요. 계속 나의 한계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