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해외파 설득 한·일·대만 삼국지] 한국 ‘최후담판’ vs 일본 ‘각개격파’

  • 입력 2008년 12월 29일 08시 30분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제외된 현 시점에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는 최대 규모의 국가대항전이다. 그렇기에 개막까지 2개월 이상 남았는데도 자국의 야구 역량을 총집결시켜 대회에 임하려고 준비에 분주하다. 이 중 화룡점정은 해외파의 합류다. 특히 애국심이 각별한 아시아의 야구 3강, 한국(베이징올림픽 금)-일본(제1회 WBC 우승)-대만(도하아시안게임 금)은 해외파 가세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지만 정작 그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한국의 그물전술

유독 해외파 차출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그물전술로 일본, 미국에 흩어져 있는 해외파를 일거에 끌어들일 복안이다. 풀어쓰면 선수의 의사를 마지막에 두고, 구단의 허락 등 외부환경 정리부터 해놓은 다음 부담 없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전술이다.

실제 김 감독은 26일 2차 후보선수를 32명으로 넉넉하게 뽑았고 여기에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 임창용(야쿠르트) 추신수(클리블랜드)에다 김병현까지 넣었다. 박찬호와 이승엽은 참가에 난색을 표했지만 그래도 뽑았다. 시간을 벌어 상황이 무르익으면 마지막에 담판을 지어서 참가를 끌어내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다.

○일본의 낚시전술

막판 대타협으로 일거에 해외파를 흡인하겠다는 한국과 달리 사무라이 재팬을 표방한 일본은 각개격파로 해외파를 끌어들이는 모양새다. 코치 인선부터 이런 의향이 읽혀지는데 야마다 코치는 이치로(시애틀)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고, 이토 코치는 세이부 감독 시절 마쓰자카(보스턴)를, 주니치 출신 다카시로 코치는 후쿠도메(시카고 컵스)를 제자로 거느렸다. 또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특별고문을 맡아 해외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애틀 포수 조지마는 소프트뱅크 시절 제자다.

○대만은 거국내각

대만은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 감독인 예즈시엔을 사령탑에 앉혔고, 대만야구의 전설 궈타이위안(곽태원), 아시아시리즈에서 SK를 격파한 퉁이의 뤼원셩 감독이 코치진에 가세했다. 일부 해외파는 12월부터 소집해 따로 훈련을 시킬 정도로 대회 준비가 치밀하다.

그러나 절대전력인 왕젠민(뉴욕 양키스) 궈홍즈 후진룽(이상 LA 다저스)의 참가는 불투명하다. 특히 에이스 왕젠민의 소속팀 양키스가 유독 WBC에 미온적이어서 대만 내부조차 참가를 비관적으로 여기는 실정이다. 이밖에 대만 최고타자 천진펑(라뉴)의 불참설도 흘러나와 자칫 코치진만 드림팀이 될 불안감마저 드리우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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