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깜짝 도약한 주인공들]<8·끝>축구 이근호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3시 02분


이근호에게 2008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올림픽 대표에 이어 국가대표로 뽑혔다. 3년 전 무명의 2군 선수였다고는 믿지 못할 ‘인생 역전’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기회를 잡았다”는 그의 마음은 이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향해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근호에게 2008년은 잊지 못할 한 해다. 올림픽 대표에 이어 국가대표로 뽑혔다. 3년 전 무명의 2군 선수였다고는 믿지 못할 ‘인생 역전’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기회를 잡았다”는 그의 마음은 이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향해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군서 오기의 담금질 3년

대표팀 최고 골잡이 변신

2년 만에 모든 것이 변했다.

무명의 2군 선수가 불과 2년 만에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거듭났다.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이근호(23·대구 FC). 2004년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그는 이름이 알려진 고교 시절과는 달리 오랫동안 무명의 설움을 씹어야 했다.

2006년 2군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그는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2007년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5골을 넣었고 올해는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게 됐다.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으며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기다린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주영(23·AS 모나코), 김승용(23·FC 서울) 등 쟁쟁한 동기들과의 경쟁 속에서 성장해 온 그답게 짧지만 강한 대답이었다.

그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뜻 깊은 한 해다. 작년과는 달리 올해 부담감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마무리는 좋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A매치 경기인 201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그는 승리를 결정짓는 골을 넣었다.

그는 “그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멋진 골은 아니었지만 팀 승리를 가져다 줄 수 있었다. 사실 그 경기에서 실수도 많이 해 만회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다”며 웃었다.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가 뛰었던 올림픽 대표팀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조별 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그는 “정말 힘들었다. 부담감도 많았고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악플’ 등을 보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기대는 많았지만 막상 얻은 것은 하나도 없어 허무하고 아쉬웠다”고 밝혔다.

올해 그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렸다. 그를 두고 소속팀 대구를 비롯해 많은 팀에서 러브 콜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진출 움직임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말을 아꼈지만 “실패하든 성공하든 도전해 보고 싶다”고 담담히 말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성공한 그가 2009년에는 또 어떤 목표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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