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범 라이벌에 김동욱도 “욱!”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8시 04분


2005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방성윤(195cm·SK)에 이어 2순위 김효범(195cm·모비스)이 지명되자 장내가 술렁거렸다. 국내 대학에서 뛰지 않은 김효범이 2순위로 뽑히면서 자연스레 국내 대학 출신들의 순위가 밀렸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에이스 김동욱(194cm·삼성)은 2라운드 전체 14위까지 내려갔다. 2005년 드래프트에서 엇갈린 명암의 주인공 3명은 3년이 지난 2008-2009시즌 자존심을 걸고 다시 만났다.

시즌 도중 미국에서 돌아온 방성윤은 경기당 평균 21.0점으로 국내 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정확한 외곽포로 ‘빅뱅’ 타임을 만들어내며 SK의 주포로 활약하고 있다. 모비스의 반란을 이끌고 있는 김효범은 경기당 평균 13.21점, 3점슛 성공 3위 등 공격 여러 부문에 고르게 랭크돼 있다. 김동욱은 최근 짧은 출전시간에도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알토란같은 플레이로 삼성의 시즌 최다 8연승 행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3명의 선수가 한꺼번에 많은 시간을 코트에 함께 선 것은 이번 시즌이 처음이다. 방성윤은 2005-2006시즌 시작부터 펄펄 날았지만 김효범과 김동욱은 벤치를 지켰다. 2년이 지나 김효범이 2007-2008시즌부터 서서히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2008년 여름 군에서 돌아온 김동욱은 2008-2009시즌 깜짝 활약으로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시즌 초반에는 방성윤과 김효범이 맞대결을 벌였지만 김동욱의 합류로 3명의 경쟁은 제대로 불이 붙었다. 28일 열린 SK-삼성전에서는 김동욱이 방성윤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가장 늦게 출발한 김동욱은 라이벌 2명을 만나면 더욱 눈이 빛난다. 김동욱은 “방성윤, 김효범과의 대결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신인 드래프트 때를 잊지 않고 있다. 맞대결을 하면 더욱 정신을 바짝 차리고 경기를 하게 된다”고 경쟁심을 드러냈다.

코트 위에서 서로를 뚫고 막아야하는 이들. 190cm대의 장신 포워드로 내외곽 능력을 두루 겸비, KBL을 이끌어갈 선수로 꼽히는 프로 4년차들의 자존심 대결로 겨울 코트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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