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골퍼들의 겨울나기] 美 현지풍 느끼고…바벨 들고…

  • 입력 2008년 12월 30일 08시 06분


시즌이 끝나고 긴 겨울방학에 들어간 프로선수들이 재충전을 통해 2009 시즌을 대비하고 있다.

올 시즌 2승을 따내며 기분 좋게 시즌을 마감한 홍란(22·먼싱웨어)은 휴가를 즐기기에 바쁘다. 12월 초 친구들과 스키장을 찾아 한 차례 휴가를 보낸 홍란은, 부모님을 모시고 또 한 번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1년 내내 골프장을 따라다니며 수고한 부모님과 함께 2주간 미국여행을 떠났다. 최고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현지의 분위기도 살피고 모처럼 가족 여행을 통해 내년 시즌 새로운 각오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홍란은 “시즌 내내 한 번도 쉬지 않고 대회에 참가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휴가를 통해 재충전의 기회로 삼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정식으로 스노보드를 배워 보고 싶었는데 이번 겨울 휴가를 맞아 그 꿈을 이루게 됐다”고 기뻐했다.

여자프로들의 진정한 겨울 방학은 지난 12월 21일 끝난 오리엔트차이나여자오픈 이후부터다. 2009 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지면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대회에 참가했다.

US여자오픈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스타로 떠오른 박인비(20·SK텔레콤)는 소속사인 IB스포츠에서 주최하는 워크샵에 동참해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3박4일간 진행된 워크샵을 통해 내년 시즌 새 각오를 다지고 온천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렸다.

신인왕 경쟁에서 아쉽게 탈락한 유소연(18·하이마트)도 박인비와 동행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 모처럼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서희경(22·하이트)과 김하늘(20·엘로드)은 시즌이 끝났음에도 식지 않는 인기 탓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희경은 기부 활동을 통한 선행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수여하는 공로상 등을 수상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김하늘은 지난 17일 생일을 맞아 팬클럽 회원들이 자려준 생일상을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100여명의 회원들이 차려준 생일상 덕에 1년 내내 쌓였던 피로를 한꺼번에 날릴 수 있었다. 서희경과 김하늘은 1월 초 호주 등지에서 내년 2월까지 동계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베테랑 김미현(32)은 가장 행복한 겨울을 맞고 있다. 유도스타 이원희와 결혼에 골인했고, 계약 여부가 불투명했던 소속사와도 재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해 따뜻한 겨울을 맞고 있다.

반면 LPGA 무대에서 활약해온 김송희(20)는 휠라코리아와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김영주골프는 1월 8일부터 2월 말 소속 선수 7∼8명을 이끌고 라오스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작년에는 1개월 정도 밖에 하지 않았는데 올해 더 기간을 늘렸다. 여자프로골프구단의 에이스 하이마트도 합숙 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더 많은 우승 쌓기에 돌입한다.

신지애(20)를 비롯해 유소연(18), 김혜윤(19), 안선주(21), 오채아(19)가 1승씩을 올리면서 25개 대회 중 11개의 우승트로피를 휩쓸었다. 내년에는 반타작이 목표다. 최원석 팀장은 “각자 개인훈련을 하다가 태국이나 필리핀에서 모여 한 달가량 합숙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자프로들은 조용한 겨울나기에 돌입했다.

3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김대섭(27·삼화저축은행)과 김형태(31·테일러메이드)는 동남아시아에서 소화하는 1∼2주의 짧은 훈련 일정을 제외하면 가족과 함께 겨울을 보낸다. 김대섭은 12월 말 이사를 하면서 새 둥지를 틀었다. ‘새신랑’ 김형성(28·삼화저축은행)은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고, 배상문(22·캘러웨이)은 소속사 화보촬영 및 신문, 잡지의 인터뷰 쇄도로 시즌 보다 더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프로선수들에게 겨울은 제2의 시즌이다. 클럽 대신 바벨을 들고 있지만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가에 따라 내년 시즌 운명이 달라진다.

주영로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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