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엔진’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거침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감독은 공격수이면서도 수비 라인까지 폭넓게 뛰어다니는 박지성을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는 매개체로 적극 활용한다. 자기 포지션을 넘어 남의 포지션까지 침범하는 박지성에게 자극받아 다른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는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해도 “내가 가장 아끼는 선수”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30일 2010년 계약이 만료되는 박지성과 관련해 “퍼거슨 감독이 박지성을 꼭 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지성은 올 시즌 들어 골에 대한 강한 욕심을 보이고 있다. 사이드 공격수로서 남의 골을 도와주고 수비에까지 가담하는 것만으로는 빅리그에서 존재감을 알리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지성은 골에 있어서는 올 시즌 1골, 2005년부터 4시즌 102경기 동안 9골밖에 못 넣었을 정도로 초라하다. 그래서 박지성은 최근 과감한 플레이로 골 결정력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박지성은 3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와의 홈경기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골 운은 없었다.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풀타임을 뛰며 슈팅 6개를 날렸지만 골은 넣지 못했다.
후반 26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게리 네빌이 낮게 찔러준 패스가 상대 골키퍼 앞으로 흐르는 것을 왼발로 찼지만 공은 높이 떠 절호의 기회를 날렸다. 3분 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중앙으로 드리블하면서 찬 공은 오른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39분 라이언 긱스와 2 대 1 패스를 주고받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1 대 1로 맞선 상황에선 골포스트 오른쪽으로 슛을 해 무위에 그쳤다.
박지성은 후반 8분에는 뺏긴 볼을 되찾는 과정에서 상대 미드필더에게 거친 파울을 해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첫 경고를 받기도 했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시절인 2004년 10월 21일 로센보르그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뒤 첫 경고.
정규리그 3위 맨체스터는 후반 24분 터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결승골을 앞세워 1-0 승리를 거두고 2연승하며 승점 38을 기록해 1위 리버풀(45점)과의 격차를 줄였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