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며 영웅이 된 그는 경북 김천시에서 훈련하다 상경해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 참석한다. 서울시로부터 2006년 박태환에 이어 젊은 스포츠 스타로 초청받았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종을 쳐보겠어요. 뛰어난 선수도 많은 데 영광이네요. 이래저래 못 잊을 한 해가 되겠네요.”
종소리 속에 한 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그는 새해 첫날 오전 대표팀 동료들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출국한다. 1월 6일 개막되는 말레이시아오픈에 출전한 뒤 귀국해 13일부터 안방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에 2주 연속 나선다.
배드민턴 라켓을 잡은 지 10년째가 된 2008년에 그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전영오픈과 올림픽 우승에 이어 국제무대 복귀전이었던 11월 중국, 홍콩오픈에서 연이어 정상에 섰다.
그 비결은 뭘까.
“예전엔 게임을 하다 보면 갑자기 무너져 4, 5점을 한꺼번에 잃는 경우가 많았어요. 올림픽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으며 위기도 관리할 줄 알고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아요.”
스무 살에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이용대는 너무 빨리 목표를 이뤄 빨리 시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갖가지 행사와 인터뷰 요청 같은 유명세에 시달리며 한동안 운동과 담을 쌓기도 했다. 여고생 스토커까지 생겼다.
2009시즌에 대한 부담감은 머릿속에서 지워 버렸다.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 오히려 플레이가 안돼요. 마음을 비우고 집중하다 보면 승리가 따라오겠죠.”
이용대는 정재성과 짝을 이룬 남자복식과 이효정과 호흡을 맞추는 혼합복식의 두 종목에서 모두 세계 정상을 노리고 있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필수 요건이다.
“연달아 100개씩 셔틀콕을 때리다 보니 상체에 힘이 붙었어요. 새해 소망은 부상이 없는 거예요. 몸만 아프지 않으면 자주 윙크 날릴 것 같아요. 하하∼.”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