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에 욕심 없다면 거짓말 승률 9할-우승 다 잡고 싶죠”

  • 입력 2008년 12월 31일 02시 59분


시즌 전반 승률 0.880 최고성적 올린 女농구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임달식(44·사진) 감독은 30일 달콤한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

내달 3일 열리는 올스타전 때문에 일주일여간 경기가 없어서다. 임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외박도 자제시켰지만 이번에는 이틀씩 휴가를 주며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게 했다.

따뜻한 연말이 가능했던 것은 신한은행이 최고의 성적으로 시즌 전반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전반기 25경기에서 22승을 거두며 3번밖에 안 졌다. 한때 승률 9할을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승률 0.880을 달리고 있다.

같은 리그에서 적수가 없기에 이젠 미국프로농구 최강팀 보스턴 셀틱스와도 곧잘 비교된다. 현재 신한은행의 승률은 보스턴(0.875·28승 4패)보다 약간 높다.

보스턴 얘기를 꺼내자 임 감독은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는 “연승이나 승률은 하나의 기록에 불과하다. 결국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 아니겠느냐”며 몸을 낮췄다.

그러나 그는 “사실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승률 9할에 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임 감독이 신한은행 지휘봉을 처음 잡았을 때 주위의 우려도 있었다. 대학농구 2부에 있던 조선대를 1부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여자 농구에 대한 경험이 일천했기 때문. 게다가 신한은행은 전주원 정선민 최윤아 등 개성 강한 스타가 즐비한 팀이었다.

지난 시즌 중에는 임 감독과 정선민의 불화설이 터지며 트레이드 소문까지 돌았지만 임 감독은 잘 다독거려 위기를 넘겼다.

최근 허재 KCC 감독과 서장훈(전자랜드)의 갈등이 끝내 결별로 마무리된 것과 대비된다. ‘스타 선수 덕에 쉽게 이긴다’는 폄훼도 있지만 결국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이다.

전반기 3패만 당했지만 그는 “시즌 초 최윤아 선수민 하은주가 부상으로 빠져 힘든 경기를 했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금호생명 삼성생명 우리은행에 한 번씩 졌지만 “12연승이 좌절됐던 삼성생명전 패배가 가장 뼈아팠다”고 되돌아봤다.

이변이 없는 한 신한은행의 2시즌 연속 통합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후반기 남은 경기는 15경기. 14승 1패를 거두면 꿈의 승률 9할에도 오른다. 11연승에서 두 번 멈춰선 구단 연승 기록을 새로 세울지도 관심사다.

“독주로 리그의 인기를 떨어뜨린다는 비난도 있지만 기록 행진을 통해 팬들의 관심을 모은다는 시각도 있어요.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더라도 져주는 경기 없이 (기록을 위해)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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