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팀 분위기와 승부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을까. 2쿼터까지 양 팀의 경기내용은 상위권 팀간의 대결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좋지 않았다. 1쿼터 양 팀이 기록한 점수는 동부 10점, KT&G 11점. 두 팀 합계 21점은 역대 KBL 통산 1쿼터 최저 점수였다. 2쿼터까지 동부의 필드골 성공률은 31%, KT&G의 필드골 성공률은 44%에 그쳤을 정도로 선수들이 던지는 슛은 번번이 림을 돌아 나왔다. 2쿼터를 종료했을 때 스코어는 33-25. 여자프로농구에서나 나올 법한 점수였다.
그러나 하프타임을 보내고 나온 뒤 양 팀 선수들은 달라졌다. 3쿼터부터 경기력이 살아나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였다. 2쿼터까지 뒤진 동부는 3쿼터 강대협(17좀)과 김주성(15점)의 공격이 효과를 보며 KT&G를 추격했고, KT&G는 득점랭킹 2위 마퀸 챈들러(48점)와 포인트가드 주희정(10점)의 득점으로 점수를 추가했다.
3쿼터까지 50-50으로 균형을 이룬 양 팀은 4쿼터에서도 접전을 이어갔다. KT&G는 4쿼터 시작 후 1분여 만에 57-52, 5점차로 달아났지만 동부는 곧바로 역전한 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로 70-63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KT&G는 챈들러를 앞세워 2분만에 2점차로 다가서는 등 양 팀 모두 승리를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승부는 경기 종료 1분전 갈렸다. 동부는 72-70에서 김주성이 정확한 미들슛으로 점수를 보태 경기를 잡았다. 이어 KT&G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동부는 파울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를 표명일(10점 15어시스트)이 4개 연속 림에 꽂으며 경기종료 32.6초를 남기고 78-70으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 동부는 KT&G를 84-79로 꺾고, 15승 10패로 17일 이후 13일 만에 리그 단독 선두로 복귀했다.
원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