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에 걸친 재활 과정을 마친 타이거 우즈가 4월 마스터스를 통해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왕년의 타이거일까? 미국 골프매거진에서는‘황제’의 귀환을 망쳐놓을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들과 그 이유를 밝혔다. 과연 타이거는 예전의 그 막강했던 모습으로 돌아와 이들의 도전을 막아낼 수 있을까? 이미 타이거의 세계랭킹은 턱밑까지 추격당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타이거의 부재를 통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선수가 바로 해링턴이다. 그는 강한 바람과 백전노장 그렉 노먼(호주)의 부활을 물리치고 2년 연속 브리티시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는 이제 최종라운드에 승리하는 자신만의 마무리 감각을 개발한다. 메이저 대회에서 일요일 오후가 다가올수록 그의 퍼트 성공률은 높아진다. 마치 타이거우즈처럼. 그는 유럽골프투어(EPGA)와 미국프로골프투어(PGA)에서 동시에 2008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앤서니 김(미국)
우즈가 플레이를 중단한 사이에, 23세의 앤서니는 타이거 우즈 이래 25세 이하 선수로는 처음으로 2008시즌에 2승을 올렸다.
이것만으로도 놀랍지만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우며 첫 출사표를 던진 라이더컵에서도 2승1무1패라는 화려한 전적을 올렸다.
라이더컵에서 우승을 거둔 지 나흘 뒤인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4타를 기록한 것도 눈부신 플레이였다. 앤서니는 포스트 타이거 우즈라는 별명에 걸맞게 성장하는 중이다.
○카밀로 비제가스(콜럼비아)
그는 젊고, 무모하며, 여자들을 열광하게 하며, BMW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BMW를 몰고,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여자들의 환호는 그 정도로 대단했다. 타이거 우즈와 플레이를 할 때에도 눈이 별처럼 초롱초롱할 그런 선수처럼 보이지만, 투어 챔피언십에서 아기 호랑이 앤서니를 상대한 걸 보면 출격 준비를 마친 듯하다.
○필 미켈슨(미국)
타이거우즈의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된 미켈슨은 타이거가 빠진 대회에 7번 출전해 우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골프는 변덕스러운 게임이고, 라이더컵에서 앤서니 김과 파트너가 됐을 때 왕년의 미켈슨의 실력이 엿보였다는 건 고무적인 사실이다.
우즈와 1대 1 대결에서 우승한 2007년도 도이체방크챔피언십도 그리 오래 전의 일은 아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가르시아는 최근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해링턴(PGA), 싱(바클레이스), 앤서니 김(라이더컵), 비제가스(투어 챔피언십)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차근차근 세계 랭킹(2위) 점수를 쌓아 타이거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는 여전히 왕을 저지할 유력한 저격수다.
○비제이 싱(피지)
해링턴을 제외하면 타이거의 공백기간 중 가장 큰 성과를 올린 주인공은 싱이다. 싱은 올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시작과 함께 2연승을 하며 최종우승을 거머쥐고 1000만 달러의 두둑한 보너스까지 챙겼다.
싱이 그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타이거를 밀어내고 세계랭킹 1인자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그런 경험이 있는 선수는 오직 비제이 싱뿐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