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이렇게 하고 있어도, 목소리엔 설렘과 또 다른 각오가 느껴졌다. 곧바로 “두 시간, 아니 네 시간이라도 받으라고 하면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인 걸 보면….
SK로 이적한 베테랑 안경현(39)에게 2009년은 많은 의미를 지닌 해다. 이제 한국 나이로 마흔살이 된 그는 17년간 몸 담았던 두산을 떠나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SK 유니폼을 입었다. 수억원대에 이르던 연봉도 8000만원으로 대폭 줄었지만 각오만큼은 남다르다. 그라운드에 설 수 있다는 걸 기쁨으로 알고 있는 그다.
그런 안경현에게 김성근 감독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안경현은 ‘하루 두 시간씩 펑고를 받으면 한달 만에 3루 수비가 될 것’이라는 김 감독의 평가를 접하곤 “화들짝 놀라면서도 한편으론 너무 좋았다”고 했다.
“두 시간, 아니 네 시간이라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면서 “3루수를 마음에 두신다는 건 나를 그만큼 인정해주시는 것 아니겠느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특공대’인 안경현은 다른 선수들보다 열흘 이상 빠른 2일 SK의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고지로 맨 처음 날아간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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