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최홍만 ‘이제 격투기선수로는 끝’

  • 입력 2009년 1월 1일 16시 55분


최홍만(28)이 깊은 연패의 늪에 허덕이며 끝을 드러내고 있다.

최홍만은 지난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08 K-1 다이너마이트에서 미르코 크로캅(크로아티아)을 상대로 재기의 칼날을 세웠지만 로킥 한방으로 링 바닥에 쓰러져 TKO패 당했다.

이로써 최홍만은 2007년 K-1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8강전에서 제롬 르 밴너(프랑스)에게 패한 이후 최근 5경기 연속 패배로 K-1에서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이날 패배는 격투기 인생에 종지부를 찍는 최악의 경기였다.

군 면제 판정과 뇌하수체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9월 K-1 서울대회에서 재기를 노린 최홍만은 바다 하리(모로코)에게 기권패를 당하면서 격투기 인생의 위기를 맞았다.

K-1 퇴출설까지 나돌던 최홍만은 12월 8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2008 K-1 결승토너먼트 리저브매치에서 레이 세포(뉴질랜드)에게 질질 끌려 다닌 끝에 판정패를 당해 퇴출에 이은 이적설에 휩싸였다.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 이번 대회에서도 최홍만은 전혀 변하지 않은 나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 격투기 인생의 끝을 냈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 헛손질과 헛발질 그리고 제자리 뛰기 몇 번으로 시간을 허비한 최홍만은 결국 크로캅의 인사이드 로킥을 맞고 링을 뒹굴었다.

경기 시작은 최홍만에게 유리하게 흘렀다. 218cm의 거구에 잔뜩 겁을 먹은 크로캅도 제대로 공격루트를 찾지 못하고 빙빙 링사이드만 돌았다. 몇 차례 기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정면승부를 포기하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잔뜩 겁을 먹고 덤볐던 크로캅으로서는 최홍만이 만만해 보이기 시작했다. 간간이 하이킥을 던지더니 왼발로 최홍만의 왼다리를 가격해 그대로 링 바닥에 쓰러뜨렸다. 승부는 TKO로 끝났지만 기권과 다름없는 경기였다.

팬들의 실망감도 극에 달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인터넷 게시판의 격투기 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아이디 qudrl9300은 “몸이 안 따라주는 듯하다. 은퇴해야할 시기가 온 것인가”라며 안타까워했고, hj8901은 “최홍만과 밥샙의 공통점은 덩치도 비슷하지만 맞아서 아프면 경기를 포기한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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