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6일 하와이 전훈… 김병현 “3년전 실투 더는 없다”
“3년 전 일본에 진 빚을 갚겠다.”
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대표팀 출정식에 모습을 드러낸 김병현(30·전 피츠버그)의 첫마디는 이랬다.
김병현은 3년 전 2006년 제1회 WBC 준결승을 잊지 못한다. 일본에 0-0으로 맞선 7회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후쿠도메 고스케(시카고 컵스)에게 결승 2점 홈런을 맞는 등 3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그때는 실수도 있었지만 실력이 모자라 홈런을 맞았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같은 상황에 등판한다면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 참가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라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동기도 있다”고 했다. 제2회 WBC에서 활약해 미국프로야구에 다시 진출하겠다는 것.
김병현은 “1년 가까이 운동을 하지 않고 쉬다가 막상 운동을 다시 하려니까 힘들다. 공을 아직 많이 던져보지 않아 몸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두 달간 몸의 유연성과 균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부활을 다짐했다.
김병현의 본격적인 훈련 일정은 유동적이다. 김인식(한화) 대표팀 감독과 상의해서 다음 달 16일부터 시작되는 하와이 전지훈련에 참가할지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WBC에 처음 출전하는 ‘일본 킬러’ 김광현(SK)은 “일본전에 나가고 싶다. 특히 베이징 올림픽 때 안타를 3개나 맞은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를 꼭 잡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신분조회를 요청한 김동주(두산)는 이번 대회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대신 이범호(한화)가 32명 엔트리에 포함됐다.
2차 후보 명단에 오른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 추신수(클리블랜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