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7일 피츠버그 방출 이래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그였다. 지난 1년, “잘 먹고 잘 놀고 잘 쉬었던” 기간이라고 했다. 이런 김병현이 다시 야구가 하고 싶어져 훈련을 개시했다. 다시 ‘공인’이 된 김병현, 무엇이 건재하고 어디가 변했을까.
○여전한 수줍음
대표팀 전체 기념촬영 순간, 김병현은 맨 뒷줄 가장 오른 끝자리에 섰다. 블루카펫을 건너 개인 포즈를 취할 때도 쑥스러운 듯 제대로 찍을 틈조차 주지 않고, 포토라인을 벗어났다. 행사 직후 기자들이 찾았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2004년 12월 봉중근(LG) 결혼식장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그때도 김병현은 결혼식 중에 홀로 들어와 눈에 안 띄는 구석자리에 앉아서 후배의 앞길을 축복했다. 거침없는 언변도 건재했다. 참가 동기에 관해선 3년 전 WBC 1회 대회 4강 일본전의 아픔을 되갚아주기 위해서란 취지의 발언을 솔직하게 내뱉었다. “1년간 공을 안 던지다 막상 시작하려니 힘들다”는 가감 없는 고백도 했다.
○변해버린 몸
행사 시작 직전 야쿠르트 임창용과 얘기하던 중 김병현이 옆을 지나갔다. 취재진이 “살쪘다”라고 놀라자 임창용은 “놀면 쪄요”라고 가볍게 말했다. 야구인들조차 오랜만에 조우한지라 “얼굴이 (반쪽이 아니라) 두 쪽 됐네”라며 살찐 김병현을 보고 위화감을 표시했다.
육안으로 봐도 ‘비대해진’ 김병현이 전성기의 유연성과 구위를 발휘할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때문에 김인식 감독은 한화의 하와이캠프에 참가시켜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김병현은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BK 몸은 백만 불짜리?
김병현은 “우선 미국에 들어가 운동하겠다. 감독님과 상의해 하와이에 가든 개인훈련을 하든 결정하겠다. 2∼3달 개인적으로 유연운동 위주로 훈련해왔다. 안 좋았던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자가진단을 내렸다. 또 “대회까지 한 달 남았지만 공은 거의 안 던져본 상태다. 그래도 10일만 많이 던지면 돌아오는 스타일이라 걱정 안 한다”고 했다. 제발 김병현의 초스피드 회복력이 건재하기를 한국 야구팬이라면 전부 바랄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AGAIN 2006’ WBC 대표팀 출정식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