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출범식은 새 유니폼 발표도 겸했기에 패션쇼를 방불케 했다. 블루 카펫을 깔아놓고 선수 한명씩 호명하면 런웨이를 걸어 나와 촬영 포즈를 취해주고, 단상의 자리로 찾아가는 순서로 진행됐다. 어색해한 투수들과 달리 야수들은 과감했다. 정근우는 손가락으로 V를 그렸고, 고영민은 엄지를 치켜세우는 등 발랄한 모습이었다. 이에 뒤질세라 김태균은 방망이를 들고 무대를 걸어오더니 포토라인에서 스윙 모션을 보여줬다. 그런데 웬일인지 어정쩡하게 스윙을 돌리다 말더니 얼굴을 찡그리고는 자꾸 겨드랑이 부근에 손을 가져갔다. 처음엔 유니폼이 터졌나 했지만 행사 직후 진상을 물으니 “돌리다가 담이 왔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홈런왕 ‘포스’에 걸맞은 포즈를 구상한 건 좋았는데 3개월 만에 해보는 스윙인지라 몸에 무리가 간 모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AGAIN 2006’ WBC 대표팀 출정식 현장
[관련기사]WBC 출범식 살찐 핵잠 김병현, “한 열흘 연습하면 옛기량 회복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