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테스트로 스타트… 가자, 남아공으로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8분


한국축구대표팀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새해 첫 훈련을 11일 시작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을 달리며 몸을 풀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한국축구대표팀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새해 첫 훈련을 11일 시작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을 달리며 몸을 풀고 있다. 서귀포=연합뉴스
허정무號제주서 올해 첫 훈련

김창수-기성용 강철체력 자랑

선수들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어느새 미소는 사라지고 얼굴은 일그러졌다.

빗발까지 흩날리면서 선수들의 얼굴과 옷은 비와 땀으로 흠뻑 젖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11일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시민축구장에서 체력 테스트로 새해 첫 훈련을 시작했다.

시민축구장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훈련했던 ‘약속의 땅’. 외진 곳에 위치해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대표팀 동계훈련은 매서운 추위만큼이나 혹독했다.

오전에 러닝과 스트레칭, 볼 뺏기로 몸을 푼 선수들은 오후에는 모두들 녹초가 됐다.

이날 훈련의 하이라이트는 ‘공포의 삑삑이’로 불리는 셔틀런 체력 테스트. 셔틀런은 지정된 구간을 왕복해서 달리며 선수들의 체력을 측정하는 것.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체력 극대화를 위해 자주 했던 훈련이다.

왼쪽 아킬레스 힘줄을 다친 김정우(성남 일화)를 제외한 대표팀 22명은 11명씩 2개조로 나뉘어 20m 왕복 달리기를 반복했다.

날렵하던 발걸음은 갈수록 무거워졌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휘청거리는 선수가 늘어났다.

박태하 코치는 “고개 들고 라인을 정확히 밟으라”고 호통을 쳤다. 지쳐 쓰러지거나 웃옷을 벗고 뛰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9단계에서 대표팀 맏형인 골키퍼 이운재(수원 삼성)가 처음으로 셔틀런을 중도 포기했다. 이후 12, 13단계에서 골키퍼 정성룡(성남 일화)을 비롯해 김영광(울산 현대), 김치곤(FC 서울) 등이 줄줄이 탈락했다.

15단계 들어 강민수(전북 현대)와 김창수(부산 아이파크)만 남았고 이후 강민수마저 “더는 못하겠다”며 포기해 1조의 체력왕은 김창수가 됐다. 김창수가 이날 달린 거리는 약 3km.

공격수들이 대부분인 2조에서는 대표팀 막내 기성용(FC 서울)이 염기훈(울산 현대)을 제치고 가장 오래 버티는 강철 체력을 자랑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했다. 선수들의 상태는 나쁘지 않다. 약간 부족한 선수는 이곳에 있는 동안 충분히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12일 한라산을 오르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각오를 다진다.

서귀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