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소띠 스타들 가운데 가장 많이 알려진 선수는 단연 김요한(24·LIG)이다.
조각 같은 외모에 뛰어난 실력으로 일찌감치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기축년 새해, 김요한은 동갑내기 박철우와 임시형(현대캐피탈)에 비해 많은 조명을 못 받고 있다.
박철우는 이미 팀의 주포로 자리 잡은 모양새고 지난 시즌 신인왕 임시형도 알토란같은 플레이로 ‘차세대 배구도사’로 불리고 있지만 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탓에 김요한은 득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도 그 동안 심한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그런 김요한이 모처럼 팀과 함께 활짝 웃었다.
김요한은 11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와의 V리그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19점을 올리며 팀의 세트스코어 3-2(22-25 25-19 25-12 21-25 15-1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세트를 내준 뒤 맞이한 2세트 8-6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하던 상황에서 고공 강타와 블로킹으로 연달아 2점을 따내 흐름을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 후 3세트에서도 경기 초반 서브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이날 블로킹과 서브로만 각각 4점, 2점을 올렸다.
마지막 세트 14-12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도 김요한이다.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서브 리시브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인 것도 또 하나의 수확이다.
김요한은 “최근 팀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았는데 오늘 즐거운 마음을 갖고 임하자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한 것이 좋은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LIG는 김요한 외에도 카이와 이경수가 각각 25점, 19점을 올리는 등 공격 3인방이 모두 고른 활약을 보였다.
카이는 상대가 추격할 만하면 장신을 이용한 타점 높은 공격을 성공시키며 맥을 끊었고, 이경수는 후위공격 2개, 블로킹 2개, 서브득점 4개로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을 펼쳤다.
이날 승리가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LIG는 올 시즌 내내 3위권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지만 8승7패(4위)로 3라운드를 마치며 3위 대한항공(9승6패)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21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중립 경기에서 역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박기원 LIG 감독은 “수비와 서브 리시브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오늘 블로킹이 살아나 이길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는 줄을 가까스로 잡은 셈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PO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신협상무는 KEPCO45를 3-0으로 완파, 시즌 5승(10패)째를 올렸고, KEPCO45는 개막 이후 15연패의 늪에 빠졌다.
구미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