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연봉 제시액에 반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과감히 연봉조정신청을 요청했던 삼성 박한이(30·사진)가 하루 만에 구단에 백기투항, 고개를 숙였다.
삼성은 11일 박한이와 지난 시즌 2억4300만원에서 11% 오른 2억7000만원에 2009시즌 연봉 재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박한이는 조정신청 마감일이었던 전날까지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최종 결정을 요청했다.
박한이는 올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는 프리미엄을 들어 3억5000만원으로, 구단은 2억7000만원을 주장했다.
그러나 박한이는 조정신청 하루만에 자신의 입장에서 전격 후퇴했다.
11일 오후 4시께 전화 통화를 할 때만해도 “어려운 구단 사정을 모르는 것 아니다. 그러나 이번엔 너무 섭섭하다”며 강경 입장에서 물러나지 않았지만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구단 안을 수용했고, 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한이와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KBO에 연봉조정 신청이 접수된 것은 2005년 한화 임수민과 롯데 손인호 이후 4년 만이다. 최종 조정까지 간 것은 2002년 LG 유지현 김재현 전승남이 마지막이었다.
2001년 데뷔 후 매년 3할 안팎의 꾸준한 타율로 연봉이 상승되던 박한이는 2007년 생애 최악의 타율(0.267)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첫 연봉 삭감의 아픔을 맛봤다.
2억7000만원에서 10% 삭감된 2억4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타율(0.316) 4위, 출루율(0.414) 5위의 성적을 올린 그는 연봉 수직상승을 기대했지만 구단은 2007년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
박한이는 “머리가 아프다. 구단과 연봉을 놓고 트러블이 생기는 게 처음이라 더 그렇다”고 했지만 그는 전격적으로 구단안을 받아들였다.
한편 두산과 내야수 정원석은 10일, KBO에 연봉조정 신청을 낸 뒤 1시간 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지난해 3500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정원석은 4400만원, 두산은 4200만원을 제시해 200만원의 차이가 났다. 정원석은 결국 4200만원에 계약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