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6·필라델피아)의 가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의 ‘최선’이었다.
그러나 그 최선의 카드가 13일 공식 불참 회견으로 사라졌다.
이제 ‘차선’을 모색해야 될 어려운 처지로 몰린 김 감독이지만 오히려 박찬호를 이해하고 염려했다.
13일 한화의 동계훈련지인 대전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본인이 그렇게 느끼니까 할 수 없는 거지. (WBC 대회에) 나갔다 들어오면 자기 자리가 위협받을 것이고…”라고 운을 뗐다.
박찬호의 참가 여부에 대해 일체의 사전 언질을 듣지 못했다고 밝힌 김 감독은 “(박찬호가) 아침 6시부터 운동하러 나가서 전화를 못 드렸다고 하더라. 회견 전에 이야기하려 했는데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찬호의 일본 미야자키 두산 캠프 참가에 대해선 “(박찬호가) 영주권이 없어서 불이익을 받는 것 같다”고 언급, 굳이 미국 영토를 떠나서 훈련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 박찬호가 회견 도중 눈물을 흘린 데 대해선 “‘나라 위해 뛰는 게 이젠 끝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까 울컥하는 것도 있겠지”라고 풀이했다.
전화로 “죄송하다”란 박찬호의 사과를 듣고 김 감독은 “작년에 볼 괜찮았으니까 자신을 갖고 던져라”고 격려했다.
이승엽(33·요미우리)에 대해서도 “못 쳐도 결정적일 때 치는 타자고, 상대팀 사기를 죽이는 건 이승엽이지만 (참가는) 안 된다고 봐야지”라고 밝힌 김 감독은 “힘 빠지네, 힘 빠져”라고 한숨을 지었다.
일본에 대해선 “후하게 쳐도 우리가 10년은 뒤진다. 메이저리거만 20명 가까이 되고, (WBC는) 올림픽이랑 멤버가 확 다르다. (일단) 아시아 예선(통과)이 더 중요한 것 같다”라며 향후 가시밭길을 예언했다.
대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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