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평생 억대를 언제 만져봤겠어요. 올해는 3할과 30홈런, 90타점을 목표로 뛰겠습니다.”
방출의 아픔을 딛고 지난해 역대 최고령 신인왕에 오르며 신데렐라 스토리를 썼던 삼성 최형우(26)가 단숨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13일 지난해 5000만원에서 100% 오른 1억원에 계약했다.
2002년 고졸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뒤 2005년 말 방출 통보를 받고 방황하던 그는 경찰청에 들어가 이를 악물고 야구를 했다.
경찰청에서 펄펄 날자 삼성이 2006년 말 다시 그를 불렀고, 지난해 타율 0.276을 기록하면서 팀내 최다홈런(19)과 최다타점(71)을 기록하며 주포로 발돋움했다.
그리고는 프로 데뷔 7년 만에 역대 최고령 신인왕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낸 그는 “프로 입단 때 계약금도 억대를 받아보지 못했다. 내 생애 처음이다”면서 “방출의 아픔을 겪어봤기에 다시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겠다. 올해는 3할타율에 홈런 30개, 90타점을 목표로 세웠다. 자신 있다. 지켜봐달라”며 야무진 각오를 나타냈다.
이날 최형우 외에 삼성에서는 생애 첫 억대 연봉자가 무더기로 탄생했다.
투수 정현욱은 6000만원에서 7000만원(116.7%) 인상된 1억3000만원, 지난해 각각 7000만원과 9000만원을 받은 윤성환과 안지만은 나란히 1억1000만원을 받게 됐다.
권혁도 95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올랐다. 마무리 오승환(2억2000만원→2억6000만원), 내야수 박석민(3200만원→8000만원), 포수 현재윤(6000만원→7500만원)도 인상된 금액에 사인했다.
권오준(1억7000만원→1억2000만원), 김재걸(1억5000만원→1억3000만원), 조동찬(1억1000만원→9000만원), 신명철(1억1000만원→7500만원), 김창희(1억3000만원→1억2000만원) 등은 삭감됐다. 삼성은 이로써 연봉재계약 대상자 중 투수 배영수를 제외한 40명과 연봉협상을 마쳤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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