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지역예선 일정과 맞물리는 바람에 지난해 올스타전이 열리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컸던 모양이다.
1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녀 올스타전에 참가한 선수들은 정규 시즌에서 보여주지 않던 ‘끼’를 마음껏 뽐내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5130명이 찾아 만원을 이룬 관중에게 눈요깃거리를 제공하는 데는 외국인 선수들이 앞장섰다.
V스타팀으로 출전한 요스레이더 칼라(대한항공)는 후위 공격을 성공시킨 뒤 관중석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가 댄스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 춤을 췄다. 205cm의 큰 키에 엉덩이를 실룩실룩 흔들어대는 모습이 다소 어색해 보였지만 관중은 폭소로 화답했다.
칼라의 쇼맨십에 자극받은 K스타팀 안젤코 추크(삼성화재)는 상대 속공을 블로킹한 뒤 코트를 넘어가 허리를 90도로 숙이며 ‘미안하다’는 뜻을 표시해 웃음을 자아냈다.
215cm로 국내 프로배구 최장신인 K스타팀 카이 반 다이크(LIG손해보험)는 자신의 큰 키를 이용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벤치에서 쉬다 세터 최태웅(삼성화재)과 교체 투입될 때 번호판을 한껏 높이 치켜들었다. 키가 30cm나 작은 최태웅은 번호판에 손이 닿지 않자 멋쩍은 듯 웃기만 했다.
V스타팀 리베로 최부식(대한항공)은 3세트 때 공격수로 출전해 이동 공격과 후위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키는 깜짝쇼를 선보였다.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과 KT&G로 이뤄진 V스타팀 선수들이 공격에 성공한 뒤 함께 노바디 춤을 춰 큰 박수를 받았다.
3세트 합계 점수로 승부를 가린 경기에서 남자부는 K스타팀이 63-59로, 여자부 역시 K스타팀이 63-55로 이겨 각각 9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스파이크 서브왕 선발대회에서는 시속 111km를 찍은 추크가 남자부 1위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시속 94km를 기록한 카리나 오카시오(흥국생명)가 우승했다. 올스타전 최우수선수는 따로 뽑지 않았다.
앞서 열린 9인제 혼성 올드 올스타 경기에는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 전 현대자동차 감독을 비롯해 류중탁 문용관 이종경 최천식 마낙길 장윤희 지경희 김남순 이명희 등 왕년의 스타들이 나와 팬 서비스를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