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SK 마운드의 좌우 원투펀치인 김광현(21)과 채병용(27)은 일본 고지캠프에서 같은 방을 쓰고 있다. 김광현의 입단 시즌(2007년)부터 3년째다.
그러나 원래 김광현의 첫 룸메이트는 베테랑 좌완 가득염(40)이었다. 처음 김광현이 입단하자 가득염은 같은 좌완이고, 아들뻘(?)인 후배를 배려해 방을 같이 쓰겠다고 자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둘의 동거는 얼마 못가 ‘파탄’이 났는데 김광현의 잠버릇이란 예기치 못한 장애물에 걸린 것이다.
“가만 내버려두면 누가 업어 가도 모르고 열 몇 시간이고 잔다”는 김광현의 코 고는 소리에 가득염은 불면의 밤을 지새우게 된 것. 결국 가득염은 결별을 선언했고, 김광현은 새 파트너를 찾아야 했는데 구단에서 짝지어준 이가 바로 채병용이었다. 채병용이 낙점된 결정적인 사유는 그 역시 잠버릇이 심하기로 팀 내에서 소문났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둘이 머무는 방은 서로의 코 고는 소리로 우렁찼겠지만 묘하게도 합방 이후 성적은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김광현은 다승왕과 탈삼진왕, 채병용은 승률왕을 차지했으니 천생연분의 룸메이트인 모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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