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해석도 나왔다. 원정 경기 이동이 편해 체력 부담이 덜하다는 얘기였다. 이 감독은 “안양에서 인천까지 오는 데는 30분 정도 밖에 안 걸린다. 또 KTX를 탈 수 있는 광명역도 숙소에서 가까우니 여러모로 부담이 적은 것 같다”고 했다.
결국 이 감독의 자신감은 맞아떨어졌다. 단신 팀 KT&G의 빠른 농구가 ‘높이’의 서장훈을 앞세운 전자랜드를 초반부터 꽁꽁 묶었기 때문이다. KT&G는 두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한 야전사령관 주희정의 지휘 아래 시종일관 민첩하게 움직였다. 상대 주전 가드 김성철이 출전정지 징계로 결장하면서 생긴 수비의 빈틈을 치밀하게 파고들었다. 결국 KT&G는 2쿼터에서 각각 7점씩을 몰아넣은 주희정과 조나단 존스의 콤비 플레이를 앞세워 56-40까지 달아났다. 주희정은 이날 19점, 13어시스트 외에도 리바운드 7개를 성공, 트리플더블급 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서장훈은 ‘천적’ 김일두를 비롯한 KT&G의 압박수비에 맥을 못 췄다. 전날까지 경기당 평균 17.1득점에 6.4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서장훈은 3쿼터까지 7득점·2리바운드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전자랜드는 서장훈이 빠진 3쿼터 후반부터 맹추격해 72-63까지 점수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4쿼터 들어서도 내외곽의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92-76으로 승리한 KT&G는 2연패를 끊고 전주 KCC와 공동 5위(17승16패)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7위 전자랜드는 올 시즌 최다인 4연패 늪에 빠지면서 5위권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인천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화보]골망을 뒤흔드는 통쾌한 레이업…전영희 기자의 농구체험
[관련기사]전주 KCC, ‘스피드농구’로 부활 꾀하나?
[관련기사]‘선수구타’ 대학농구 감독, “프로 보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 책임지겠다”